퇴직한 지 오래됐어도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을 수 있나요?
퇴직 후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가 가능한 이유와 소멸시효, 산정 기준, 증거 확보 쟁점을 정리합니다
퇴직 후에도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로관계가 존속하던 중 발명을 완성해 회사에 특허를 승계시켰다면, 퇴직 여부와 무관하게 보상금 청구권 자체는 유지됩니다. 다만 회사가 그 특허를 실시하거나 처분해 구체적 이익을 얻은 시점에 따라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고, 실무에서는 보상금 산정 근거와 증거 확보가 가장 큰 난관으로 작용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근로관계 종료와 함께 소멸하지 않습니다. 발명 완성 당시 사용자에게 특허를 승계시킨 이상, 그 특허로 사용자가 실시이익이나 처분이익을 얻을 때마다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사가 발명을 승계받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특허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양도해 이익을 얻은 경우라면,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승계 시점이 아니라 처분 시점부터 새로 계산될 여지가 있어 퇴직자에게도 여전히 청구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언제 소멸시효가 완성되는가
발명진흥법 제15조는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완성해 사용자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나 특허권을 승계시킨 경우, 사용자는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보상금 청구권은 민법상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립니다. 문제는 그 10년이 언제부터 흐르기 시작하느냐입니다.
보상의 종류에 따라 기산점이 달라집니다
직무발명보상은 통상 출원보상, 등록보상, 실시보상, 처분보상으로 나뉩니다. 출원보상이나 등록보상은 특허 출원·등록이라는 확정적 사실이 있는 시점에 청구권이 발생하므로 그때부터 시효가 진행됩니다. 반면 실시보상이나 처분보상은 사용자가 그 발명을 실제로 실시해 매출을 올리거나, 제3자에게 양도·라이선스해 대가를 받는 시점에 비로소 구체적인 보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이익이 발생합니다.
이 구조 때문에, 발명을 승계받은 지 이미 10년이 지났더라도 회사가 그 이후 특허를 유상으로 처분해 새로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처분보상 청구권은 승계 시점과 무관하게 처분 시점부터 별도로 시효가 진행된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승계보상과 처분보상은 발생 원인이 다른 별개의 청구권으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기업 소속이었던 퇴직 연구원이 재직 중 완성한 직무발명을 회사에 승계시켰는데, 퇴직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회사가 해당 특허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양도한 사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승계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처분으로 이익을 얻은 시점을 별도의 기산점으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퇴직 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보상금 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 이 지점에서 확인됩니다.
보상금은 어떻게 산정되고, 퇴직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산정 기준: 발명자 기여율과 사용자 기여도
직무발명보상금은 사내 보상 규정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 규정에 따라 산정됩니다. 규정이 없거나 규정에 따른 보상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는 발명진흥법령이 정한 기준을 참고해, 사용자가 그 발명으로 얻은 이익액에 발명자의 기여율을 곱하고, 여러 발명자가 있을 경우 그 사이의 분배율을 다시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여기서 사용자가 얻은 이익액은 단순히 매출액 전체가 아니라, 그 발명이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초과이익을 의미합니다. 처분보상의 경우에는 양도대금이나 라이선스 대가 자체가 출발점이 되지만, 거기서도 사용자가 그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한 연구개발비, 마케팅 비용, 브랜드 가치 등 사용자 측 기여를 공제하는 절차가 따라붙습니다. 따라서 같은 처분대금이라도 발명자에게 귀속되는 보상액은 사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퇴직자가 실무에서 부딪히는 증거의 벽
퇴직한 발명자가 가장 곤란을 겪는 지점은 회사가 그 특허를 누구에게, 언제, 얼마에 처분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재직 중이라면 사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퇴직 후에는 그런 접근권이 사라집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확인 수단으로는 특허청 등록원부를 통한 특허권 이전등록 사실의 조회가 있습니다. 등록원부에는 특허권이 누구에게, 언제 이전됐는지가 공시되므로 처분 사실 자체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처분대금이나 계약 조건은 등록원부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결국 소송을 제기한 뒤 문서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 신청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계약서와 대금 지급 내역을 끌어내는 절차가 필요해집니다.
또한 사내 발명 보상 규정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규정이 재직 당시 발명자에게 통지되고 실제로 적용되었는지도 쟁점이 됩니다. 규정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적인 보상 산정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금액이 책정됐다면, 그 규정에 따른 보상 자체가 정당한 보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발명자는 규정에 따른 금액이 아니라 발명진흥법령이 정한 산정 기준에 따른 재산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퇴직자가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하려면, 처분 사실의 확인부터 사내 규정의 실질적 적용 여부, 이익액과 기여율의 산정 근거까지 여러 층의 사실관계를 순차적으로 밝혀내야 합니다. 회사와의 정보 비대칭이 구조적으로 크기 때문에, 처분 사실을 확인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어떤 자료를 어떤 절차로 확보할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