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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스토킹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접근금지를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2026년 스토킹처벌법 개정으로 도입된 피해자보호명령 제도의 요건, 절차, 한계와 피해자가 알아야 할 실무적 쟁점을 정리합니다.

2026년 4월 21일 공포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일부개정법률로,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이나 검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에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가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다만 시행일은 공포일로부터 1년 후인 2027. 4. 22.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아직 시행 전이며, 그때까지는 기존 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 절차에 의존해야 합니다. 시행 전까지 준비해 둘 쟁점과 시행 후 활용 시 유의할 점을 함께 정리합니다.

피해자보호명령 제도: 무엇이 달라졌는가

기존 제도의 공백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시행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습니다. 2023년 개정에서는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삭제하고 스토킹행위의 정의를 확대해 처벌 범위를 넓혔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제도적 공백이 이어져 왔는데, 그 핵심은 경찰이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하지 않거나 검사가 청구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아무런 법적 보호 명령도 받을 수 없다는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경찰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 "일상적 연락 수준" 등의 이유로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 신청이 기각되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접근을 막을 법적 수단 없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잠정조치 신청 건수 대비 법원 인용률이 저조하고, 잠정조치 위반 사례도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 공백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피해자보호명령: 요건과 절차

이번 개정으로 신설된 피해자보호명령 제도(스토킹처벌법 제3장 「피해자보호명령」, 제17조의5부터 제17조의14까지 신설)는 기존에 가정폭력처벌법과 아동학대처벌법에만 있던 제도를 스토킹 범죄로 확대 적용한 것입니다. 핵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접근금지를 요청했으나 사법경찰관이 신청하지 않거나 검사가 청구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는 그로부터 90일 이내에 직접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의6 제1항). 법원이 명령을 인용하면 가해자에게는 피해자 또는 그 주거·직장·학교 인근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제17조의6 제1항 제1호), 전화·문자·이메일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 차단(제17조의6 제1항 제2호) 등의 의무가 부과됩니다. 이 명령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20조 제2항).

제도를 둘러싼 실무적 쟁점

90일 기산점과 신청 타이밍

피해자보호명령 신청의 가장 중요한 실무 포인트 중 하나는 90일이라는 기간이 언제부터 기산되느냐입니다. 경찰이 명시적으로 신청 기각 통보를 한 날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피해자가 신청 후 합리적인 기간이 지나도 처리 결과가 없는 경우를 포함하는지에 따라 실제 신청 가능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서는 경찰에 접근금지 요청을 한 시점과 그 처리 결과(기각 또는 미처리)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로만 요청했다가 나중에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다툼이 생기면 90일 기산점 자체가 불분명해져 신청 적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스토킹 '행위'의 입증 문제

법원이 피해자보호명령을 인용하려면 스토킹행위 또는 스토킹범죄가 있었다는 소명이 필요합니다.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따라다니기·진로 막기, 주거·직장 등 부근 대기·감시, 우편·전화·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물건 등 도달 행위" 등을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 쟁점이 중요합니다. 첫째로 '지속성·반복성'의 판단입니다. 몇 회 이상이어야 반복에 해당하는지 법률에 명시적 기준이 없어 실무에서 이견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횟수뿐 아니라 행위 간의 시간적 간격, 행위의 내용과 강도,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의 구체적 표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둘째로 '정당한 이유'의 항변입니다. 채무를 갚지 않아 연락을 취했다거나, 이별 후 물건 반환 문제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가해자 측에서 제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원은 연락의 내용과 방식, 상대방의 명확한 거부 의사 표시 여부,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접촉 여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어, 피해자로서는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한 증거(문자, 카카오톡, 녹취 등)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정조치와의 관계 그리고 사각지대

피해자보호명령과 기존의 잠정조치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잠정조치는 수사기관이 청구하고 법원이 결정하는 것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상태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긴급하게 발령되는 임시 조치입니다. 반면 피해자보호명령은 수사기관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 스스로 신청하는 독립적 절차입니다.

문제는 잠정조치를 위반한 행위가 스토킹범죄와 별개로 처벌되는지입니다. 종래 하급심에서는 잠정조치 위반 행위가 스토킹행위의 성격을 지닌다는 이유로 두 죄를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로 두 죄에 해당)으로 본 사례와, 두 죄의 구성요건·보호법익이 달리 실체적 경합(별개 범죄)으로 본 사례가 엇갈렸습니다. 이 쟁점은 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4도7832 판결이 정리했는데, 잠정조치 중인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전화한 하나의 행위가 잠정조치 불이행죄와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을 동시에 충족한다는 이유로 두 죄가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면서 실체적 경합으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해자는 형이 더 무거운 스토킹범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는 구조가 되었고, 잠정조치 위반 행위가 있는 사안이라면 피해자 측에서 이를 어떻게 구성해 고소·고발할지가 여전히 중요한 전략 판단이 됩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의 한계와 현실적 준비

법원의 피해자보호명령이 발령되더라도, 가해자가 명령을 실제로 어기는 경우 피해자가 또다시 피해를 당한 후 형사고소를 거쳐 처벌이 이루어지는 사후 대응 구조는 여전합니다. 명령 위반 시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하고 위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위반 행위의 일시·장소·방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증거 수집과 신청 시점 선택, 기존 잠정조치·형사고소 절차와의 병행 여부 등 여러 변수가 얽힌 복합적인 절차입니다. 가해자가 "정당한 이유 있는 연락이었다"거나 "불안감을 줄 정도가 아니었다"는 항변을 할 경우, 피해자 측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명령 인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피해자보호명령 단독 신청이 유효한 경로인지, 형사 고소와 병행하는 것이 나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실질적인 보호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증거·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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