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l Note

법률노트

형사

온라인에서 명예를 훼손당했다면

SNS·커뮤니티 명예훼손 피해 시 형사고소와 민사손해배상 청구는 별개 절차입니다. 형사 무혐의가 나와도 민사 청구가 가능한 구조와 대응 전략을 정리합니다.

온라인에서 명예가 훼손됐을 때 많은 피해자가 형사고소만을 생각하지만, 형사와 민사는 요건과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 절차에서 무혐의·무죄가 나왔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두 트랙을 함께 활용하는 전략이 실질적인 구제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 경로 : 어떤 경우에 처벌이 가능한가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의 차이

온라인 명예훼손에는 두 개의 형사 근거 조문이 병존합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적용되는 일반 조문입니다. 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경우 형법보다 법정형이 높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두 조문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비방 목적의 유무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적용을 위해서는 단순히 사실을 적시한 것을 넘어, 상대방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주관적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공적 관심사를 알리거나 정당한 비판을 하기 위해 사실을 공개한 경우라면,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 규정(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 적시)을 통해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의 가중처벌

형법 제307조 제1항(사실 적시)과 제2항(허위사실 적시)의 처벌 수위는 다릅니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그것이 허위임을 행위자가 인식했는지 여부가 중요해집니다. 행위자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적시했다면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허위사실인 줄 모르고 진실이라고 믿으며 유포한 경우에는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음모론 영상을 둘러싼 최근 판결은 이러한 책임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유튜버 두 명이 사고 다음날인 2024년 12월 30일부터 약 3주에 걸쳐 자신들이 운영하는 채널에 "참사 영상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조작된 허위 영상이고 유족들은 세월호·이태원 사건에도 등장한 배우들"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약 100회 게시한 사안에서, 1심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2항(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위한 허위 통신)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형이 더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면서, 주범에게 징역 3년, 공범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5. 8. 20. 선고 2025고단949 판결). 양형에서는 객관적·공인된 과학적 분석 없이 "보기에 어색하다"는 정도의 근거로 허위 영상을 반복 제작한 점, 동영상 조회수 수익·후원금이라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점, 동종 전력(세월호 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정보통신망법위반죄 실형)이 있음에도 채널이 정지되자 다른 채널에 같은 영상을 재업로드하며 범행을 계속한 점이 불리한 정상으로 평가됐습니다. 허위임이 명백한 주장을 반복·체계적으로 공개 유포하는 행위는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양형 단계에서도 무겁게 평가됩니다.

반의사불벌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점은 가해자 측이 합의를 유도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고, 역으로 피해자가 합의금을 협상하는 지렛대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 절차 진행 여부와 합의 협상 사이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민사 경로

형사 무혐의·무죄 후에도 민사 청구가 가능한 이유

형사 절차에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민사상 책임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과 형사 범죄의 성립 요건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심사됩니다.

대표적인 차이가 공연성 요건입니다. 형사상 명예훼손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공연성)를 요구하지만, 민사 불법행위에서는 이 요건이 형사 기준만큼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소수에게만 유포된 경우라도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실질적으로 저하됐다면 민사상 위자료 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민사 재판에서 일부 패소 판결이 내려진 사례들은 이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민사 청구의 구체적 내용 : 위자료와 게시물 삭제

민사 불법행위로 명예훼손이 인정되면 피해자는 첫째,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행위의 내용, 유포 범위,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정도, 가해자의 고의성 등을 종합하여 재량으로 산정합니다.

둘째, 위자료 외에도 침해 행위 배제·금지 청구를 통해 게시물 삭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불특정 다수에게 퍼진 내용의 경우 사실상 완전 삭제가 어렵기 때문에, 신속한 초기 대응이 피해 확산 방지에 결정적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한 심의 신청을 통해 삭제·접속차단 요청을 병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손해액 입증의 어려움

민사 소송에서 피해자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손해액 입증입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객관적 수치화가 어렵기 때문에, 피해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 사업상 피해가 발생했다면 매출 변동 자료, 게시물의 조회수·공유 현황 스크린샷 등이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두 트랙을 함께 활용하는 실무적 판단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는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형사 절차가 먼저 진행되어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면, 그 사실관계는 민사 재판에서 강력한 입증 자료로 기능합니다. 반대로 형사 절차에서 무혐의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 청구를 차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형사 처벌이 목적이라면 고소 후 절차를 지속해야 하고, 금전적 배상이나 게시물 삭제가 우선이라면 민사 청구 또는 심의 신청 절차를 먼저 활용하는 편이 실효적일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명예훼손 게시물의 특성상, 초기 대응의 방향 설정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안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증거·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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