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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체불임금 대지급금을 받았는데 '부정수급'으로 환수당했다면

근로복지공단의 대지급금 환수·추가징수 처분에 불복하는 방법과, 법원이 '부정한 방법'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정리합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대지급금을 수령한 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부정수급'을 이유로 환수·추가징수 처분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근로자가 부정 청구에 실질적으로 가담했거나 인식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한 환수처분을 위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분을 받았을 때 어떤 불복 절차가 가능한지, 어떤 요건을 다투어야 하는지를 아래에서 정리합니다.

대지급금 제도와 환수·추가징수의 구조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도산 또는 지급 능력 상실 등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국가(고용노동부장관 위탁·근로복지공단 집행)가 대신 지급하는 체불임금 보전 제도입니다. 종전에는 '체당금'으로 불렸으며, 도산대지급금과 간이대지급금의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간이대지급금은 법원 도산절차 없이 노동관서의 체불 확인만으로 청구할 수 있어 절차가 비교적 빠릅니다.

문제는 대지급금 청구 과정에서 사업주나 대리인이 근로자를 이용하여 허위 서류를 만들거나, 지급된 돈을 자동이체로 곧바로 가로채는 방식으로 부정수급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러한 정황이 포착되면 근로자에게도 환수 및 추가징수 처분을 내립니다.

환수와 추가징수의 법적 근거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은 경우 환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같은 조 제3항은 환수와 별도로 부정수급액의 5배 이하를 추가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문에 따르면 원금뿐 아니라 최대 6배에 달하는 금액이 처분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소액 체불임금 사건이라도 금전적 피해가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같은 법 제28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거나 제3자로 하여금 받게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행정처분과 별도로 형사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이 환수처분과 함께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경우도 있어, 근로자 입장에서는 행정과 형사 두 트랙을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법원은 '부정한 방법'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2026년 5월,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건설 현장 근로자 3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환수·추가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 근로자들의 계좌에 입금된 간이대지급금(각 700만 원)은 입금 당일 전액 CMS 자동이체로 노무사 계좌로 빠져나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근거로 근로자들이 부정수급에 가담했다며 원금과 추가징수금을 포함하여 1인당 최대 1,400만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처분을 위법으로 보았습니다.

첫째,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임금 체불이 있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체불 사실 자체가 존재한다면 대지급금 수급 자격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둘째, 서류에 날인된 인영이 임의 제작이 가능한 막도장이었고 서명 필체가 근로자들의 것인지 불분명하였습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서류 작성에 직접 관여하거나 위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셋째, 자동이체 출금이 이루어진 시점과 경위, 특히 근로자들이 자동이체에 동의했거나 필요한 서류 작성에 협조했다는 사실이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대지급금을 실질적으로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핵심은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이라는 요건이 단순히 금전이 수급자 계좌를 경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급자가 부정 청구에 고의로 가담하였거나 적어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환수처분에 불복하는 절차

근로복지공단의 환수·추가징수처분은 행정처분입니다. 이에 불복하려면 처분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 이의신청,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중 선택하여 불복할 수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지정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는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의 납부 기한과, 행정불복 제기 기간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는 처분의 실체적 위법성(수급 요건 충족 여부, 부정 방법 가담 여부)뿐 아니라 절차적 적법성(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 부여 여부)도 함께 다투는 것이 유리합니다.

추가징수 처분은 원처분과 별도로 취소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환수처분과 추가징수처분이 동시에 이루어진 경우, 행정소송에서 청구취지를 두 처분 모두에 대한 취소로 명시적으로 구성하지 않으면 일부 처분만 취소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유의할 점

건설 현장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업주나 중간 알선자가 근로자 명의를 이용해 대지급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해 근로자는 처분을 받기 전부터 다음 몇 가지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로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출퇴근 기록, 문자 메시지, 급여 이체 내역, 동료 근로자의 진술 등)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 자료입니다. 서류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위임장이나 청구서에 날인된 인영의 출처, 서명의 진위를 다투는 것이 유효합니다. 자동이체 출금 동의 여부도 핵심 쟁점이 되므로, 해당 계좌에 자동이체 동의 신청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금융기관에 사실조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정수급 환수 사건은 행정·형사 두 트랙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형사 절차에서 나온 수사 결과나 법원 판단이 행정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두 절차의 진행 상황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행정소송의 진행을 형사 판결 확정 이후까지 늦추는 전략적 선택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증거·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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