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고 있다면 — 임차권등기명령부터 강제집행까지
전세 계약 만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밟아야 할 법적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핵심 요지: 전세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못 받고 있다면 ① 내용증명 발송 → ②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③ 지급명령 또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으로 집행권원 확보 → ④ 강제집행의 순서로 대응합니다. 단계마다 요구되는 시점과 서류가 다르고, 특히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을 마치지 못하면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어 시간 관리가 핵심입니다.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고 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2024~2025년 전세사기 사태 이후 전세보증금 미반환 분쟁은 여전히 한국 사회의 핵심 법률 이슈이며, 2026년 현재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의 민원이 법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과 전세 매물 부족이 겹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보증금 반환 분쟁은 더욱 빈번해지는 양상입니다. 계약 만료일이 지났음에도 임대인이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돌려줄 수 있다"고 버티는 상황은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1단계: 내용증명 발송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계약 사실과 반환받아야 할 보증금의 액수 등을 적은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반환을 독촉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법적 강제력을 갖지는 않지만, 이후 소송 과정에서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음에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단계: 임차권등기명령 (이사 전 반드시)
내용증명 발송과 동시에, 또는 직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경우, 임차인의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법원의 집행명령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기가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많은 임차인이 당황하는 이유는, 이사를 나가는 순간 전입신고가 이전되어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임차권등기를 마쳐 두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습니다:
- 임차주택을 인도하고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유지
- 차임지급의무 면제
-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채권 지체에 대한 지연손해금채권 발생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은 계약 만료 다음 날부터 가능하며, 신청 비용 역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행권원 확보 — 지급명령, 소송, 그리고 강제집행
임차권등기를 마쳤다면 그 다음은 집행권원 확보 단계입니다. 임대차가 종료되었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보증금 회수를 위해서는 강제집행의 전제로서 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집행권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집행권원 확보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방법 | 특징 | 적합한 경우 |
|---|---|---|
| 지급명령 | 서류 심사만으로 진행, 빠르고 저렴. 이의신청 없이 확정되면 판결과 동일 효력 | 임대인이 보증금 액수 자체는 다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
| 민사조정 | 조정위원회 주재로 합의 도출 | 양측이 합의 의사가 있는 경우 |
| 보증금반환청구소송 | 본격 민사소송, 시간·비용은 가장 큼 |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임대인이 적극 다투는 경우 |
지급명령 — 빠르고 저렴한 첫 시도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법원이 판단합니다. 지급명령 결정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후 2주 이내에 이의신청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며, 확정된 지급명령은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다만 채무자가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정식 소송으로 이행됩니다.
보증금반환청구소송 — 퇴거하지 않은 채로도 제기 가능
임대인이 이의신청을 하거나 처음부터 사실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이 소송은 임대차가 종료한 후라면 임차인이 임차주택에서 퇴거를 하지 않더라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종료 후의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지만, 이는 본안 심리 단계에서의 항변사유일 뿐 제소요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편 승소 판결을 얻어 경매를 신청하는 강제집행 단계에서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이 민사집행법 제41조의 일반 원칙에 대한 특례를 두어, 임차인은 주택을 인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집행개시가 가능합니다. 즉 소송 단계와 강제집행 단계 모두에서, 임차인이 주택 인도와 동시에 이행을 강제당하지 않도록 보호되어 있습니다.
가압류 — 임대인의 재산 도피에 대비
임대인이 소송 진행 중에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면, 임차인은 소송 제기 전에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임대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집행 단계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에도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강제집행 단계로 넘어갑니다. 판결 확정 후 부동산 압류·경매, 급여 압류 등이 가능해지며, 임대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거나 도주한 경우에는 임차 주택에 대해 직접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확정일자 기준 우선변제권 순위에 따라 배당이 결정되므로, 선순위 근저당이 많으면 배당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분쟁에서 임차인이 놓치기 쉬운 핵심은 '시간'입니다. 이사를 나가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완료하는 것, 계약 만료 직후 즉시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 임대인의 재산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가압류 신청을 검토하는 것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각 단계마다 요구되는 서류와 절차적 요건이 다르므로,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